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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소식

사순절 묵상(4.1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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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FMC
댓글 0건 조회 986회 작성일 22-03-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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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고난 주간: 성 토요일(4.16.2022)


▣ 성경 본문 : 누가복음 23:50-56


50  요셉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공의회 의원이고, 착하고 의로운 사람이었다. 51-이 사람은 의회의 결정과 처사에 찬성하지 않았다.- 그는 유대사람의 고을 아리마대 출신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이었다. 52이 사람이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신을 내어 달라고 청하였다. 53그는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려서, 삼베로 싼 다음에, 바위를 파서 만든 무덤에다가 모셨다. 그 무덤은 아직 아무도 묻힌 적이 없는 것이었다. 54그 날은 준비일이고, 안식일이 시작될 무렵이었다. 55갈릴리에서부터 예수를 따라다닌 여자들이 뒤따라가서, 그 무덤을 보고, 또 그의 시신이 어떻게 안장되었는지를 살펴보았다. 56그리고 그들은 집에 돌아가서, 향료와 향유를 마련하였다.


당신이라면 그날 어디에 있었겠는가? 괜히 밖에 나갔다가 당신도 당국자들에게 붙잡힐까 두려워하며 뒷방 어딘가에 숨어 있었을까요? 그랬을 가능성이 꽤 크다.

도시에서 벗어나 사막으로 도망쳐, 당신의 모든 꿈이 산산조각이 났다고 흐느끼며 소리 내어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반응도 합리적으로 보인다. 

충격에 잠긴 채 집에 가만히 앉아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못하고 마냥 벽만 응시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기도하든지. 이런 사람도 일부 있었을 것이다. 

성 토요일은 어둠이 세상을 뒤덮은 순간이다. “다 괜찮을 거야”라는 말을 차마 내뱉을 수 없는 순간이다. 괜찮지 않을 것이다. 아니, 괜찮을 수 없다.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고, 이제 모든 것이 변할 것이다. 그런 느낌이 드는 게 정상이다. 이번 주든 지난 해든 그와 같은 순간이 당신에게 있었다면, 이를테면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든지 굉장한 비극이 해일처럼 당신을 덮치는 일을 겪었다면, 예수의 제자들이 그날 느꼈을 감정을 당신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괜찮을 거야. 예수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흘 뒤에는 다시 살아나실 거니까”라고 스스로 위로하는 사람은 아무도, 정말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예수께서 하나님 나라를 가져오실 것을 기대했지만, 아무리 그 과정이 험난하다 해도 예수가 이방인 권력자의 손에 잡혀 십자가 처형을 당하는 일이 수반될 것으로는 절대 상상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아마 습관처럼 나온 반응이었겠지만) 한두 사람은 아직 자신에게 해야 할 일이 남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 금요일 저녁, 요셉의 집으로 가 보자. 그의 아내가 말한다. “곧 안식일이예요.” 그가 대꾸한다. “맞아요. 하지만 누군가는 그 일을 해야 해요.” 아내가 말한다. “뭘 한다고요? 당신 미쳤어요? 그건 죽음을 자초하는 거예요. 가만히 놔두면 눈 깜빡할 사이에 개들이 시체를 해치울 거예요.” 그가 말했다. “맞아요. 그래서 누군가는 그분의 시체를 장사해야 한다는 말이예요. 지금 당장.” 그녀가 묻는다. “그런데 어디에 장사할 생각이예요?” 그가 답변한다. “당연히 우리 무덤이죠.” 그녀가 말한다. “우리 무덤요?” 거긴 당신과 저를 위한 무덤이잖아요!” 그가 대답한다. “지금 당장은 우리에게는 필요 없잖아요. 어쨌든 지금은 그 무덤을 그분과 나누어 쓸 거요.”

그리고 그는 떠났다. 빌라도는 유대인의 왕을 자처하는 그 이상한 인물을 만난 그 이상한 아침 이후 몇 잔의 술을 들이킨 후였고, 요셉의 요청을 기꺼이 허가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던 두 세 사람이 더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이 해야 할 일의 첫 단계를 알았다고 하는 게 낫겠다. 그들은 외견상 하찮아 보이는 이 일에 충실하려는 이 순간, 과거 인간에게 주어진 어떤 임무보다 더 큰 일, 그것도 훨씬 더 크고 훨씬 더 거대하고 가슴 떨리는 임무에 충성을 바칠 준비를 한다는 사실을 거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에게 맡겨진 역할은 우리 눈에 필요해 보이는 일이면 작은 일이라도 기도하는 마음으로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그 후에 하나님이 무슨 일을 하실지 우리는 알 수 없다. 


▣ 오늘의 묵상


오늘은 완전히 무(無)의 날이다. 오늘 가톨릭 교회의 성당은 문은 열려 있어도 안은 비어 있을 것이다. 많은 교회도 텅 비어 있을 것이다. 물론 실제로는 많은 교회가 부활절을 미리 완벽하게 준비해 두려고 꽃꽂이와 청소를 하는 성도 분주할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시간을 좀 마련해 보라. 그래서 완전히 고요한 시간을 확보하고, 망연자실해 진이 빠졌을 마리아와 제자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리고 “예수님이 돌아가셨어”라는 반복해서 되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어떤 의미일지 상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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